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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

랑탕 콜라 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시작하다(3)

by 에코j 2017. 2. 14.

'세계의 지붕’ 네팔 히말라야 랑탕국립공원을 가다


 

바람의 깃발인 타르초가 휘날리는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출렁다리를 건너가는 대원들


본격적인 고산 트레킹이 시작되는 사흘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숙소에서 출발하기 전까지 최대한으로 스마트폰 배터리를 충전을 시키고 sns를 통해 이곳 소식을 고국의 지인들에게 알린다. 대원들은 신발 끈을 다시 조여매고 결의를 다지고 마을을 떠나 트레킹을 시작한다.

트레킹 첫날은 마을을 출발하여 랑탕 콜라(Langtang Khola)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랑탕트레킹 트레일’을 걷게 된다. 하룻동안에 고도를 1,460m에서 2,470m까지 1천 미터 정도를 올리면서 약 7시간 정도를 걸어야 한다.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의욕이 앞서 조급하게 서둘러 이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평지와는 달리 해발 3천m 정도에서는 평지의 85%, 5천m에서는 평지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천천히 걸으면서 서서히 고소에 적응해야만 고산병을 이겨낼 수 있다.

* Bob Marley Hotel & Lodge → DOMEN RIVER VIEW HOTEL & RESTAURENT(1,672m) → Hotel Namaste(1,800m) → Bamboo Lodge(1,970m) → Rimche(2,455m) → Rama Hotel(2,470m)까지

단체로 여러 날을 이동하는 고산 트레킹은 대원 전체가 균형을 이루면서 움직여야 하는 등 대원 상호간의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트레킹에는 대부분 오지와 고산 트레킹 경험이 있는 대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몇몇 대원은 처음 참가하고 있어 서로를 보살피고 조화를 이루면서 움직여야 한다.

계곡의 건너편 벼랑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히말라야의 특산물인 '석청'


티벳불교를 믿는 네팔리들은 불경을 적은 타르초를 줄에 매달아 바람에 날린다. ‘바람의 깃발’인 타르초(經文旗)가 나부끼는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출렁다리를 보니 오지 트레킹이 시작되었음을 새삼 알게 되며 가벼운 흥분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계곡을 건넌 후 마을을 지나 산을 오른다. 얼마쯤 걷다보니 길가에 선인장이 보인다. 열대지방이 아닌데 선인장이 자라고 있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출발한지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가던 길을 멈춘다. 쌀쌀한 아침 날씨에 대비하여 겨울철 옷차림으로 출발했는데 날씨가 너무 포근하여 땀이 이마에는 송글송글 맺히고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 룽다와 타르초
룽다는 '바람의 말[風馬]'을 의미한다. 5가지 색[청백적록황] 깃발이 달린 룽다는 타르초[經文旗]와 함께 항상 가장 높은 곳에서 펄럭인다. 신과 소통하려는 의지는 늘 위로 향하고 산릉, 봉우리 끝, 절벽이 그런 자리다. 우주의 다섯 원소[空地水火風]와 다섯 방향[동서남북과 중앙]을 의미하는 다섯 색은 형이상학적으로 우주를 상상하게 한다.
 

계곡 옆 산허리를 감아도는 산길을 따라 트레킹을 하고 있는 대원들


한참을 올라가다 고개를 들어 계곡 건너편의 벼랑에 시선이 멈춘다. 사람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여러 개의 동그란 물체가 매달려 있다. 말로만 들었던 히말라야의 특산품이라는 석청이다. 네팔 히말라야에서는 석청을 채취하는 사람을 ‘빠랑게(일명 허니헌터)’라고 부르는데, 해발 3천m 이상의 히말라야 오지로 들어가서 벼랑에 매달려 밧줄 하나에 매달려 석청을 채취하는 사람들이다. 석청의 채취는 조상 대대로 채취하는 일을 이어받은 빠랑게들만이 할 수 있는데, 시기적으로는 6월에만 가능하단다.

롯지(RIMCHE, 2495m)에 앉아서 잠시 호흡을 고르면서 고산병에 대비하며 쉬고 있는 대원들


출발한지 네 시간 반이 지나 계곡 옆의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은 밤부 롯지에 도착했다. 이 롯지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트레킹을 이어간다. 한참을 오르다가 계곡을 건너 반대편 산길을 따라 목적지인 라마호텔로 향한다. 고도는 2천m를 넘고 있다. 높은 산의 계곡은 평지보다 어둠이 빨리 밀려온다.

하룻밤을 묵게 될 해발 2,420m에 있는 라마호텔(RAMA HOTEL)에 도착했다.


건너편 산봉우리 너머로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낮게 깔릴 무렵 라마호텔에 도착했다. 이름만 들어보면 그럴듯하게 들리는 호텔이지만 모든 여건이 생각보다 열악한 허름한 산장에 불과하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받는데 방에 불을 켤 수가 없을 정도로 전기사정이 너무 열악해 어둠을 밝히려면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밤을 보내야 한다. 일찍 저녁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