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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발자취/2024년

잘 늙은 절 화암사

by 에코j 2024. 2. 9.

1. 언제 : 2024.2.9
2. 어디 : 화암사
3. 참석 : 임노욱 혼자
4. 후기
중앙시장에 들려 설 차례상 준비를 위한 장보기를 마치고 집에 있는데 페이스북에 화암사 가는 길에 복수초가 올라온다 바로 복수초를 보러 혼자서 출발한다.

화엄사에 얽힌 설화

옛날 임금님의 딸 연화공주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세상 다 좋다는 약도 공주의 병에는 모두 허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불심이 깊은 임금님의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이미 너의 갸륵한 불심에 감동했노라고 말하며, 왕의 앞에 조그마한 꽃잎 하나를 던져 주고 사라졌다.
잠에서 깨어난 임금님은 그 길로 부처님이 알러준 꽃을 찾기 위해 사방에 수소문했고 마침내 찾아내게 되었는데 그 꽃은 불명산 깊은 산봉우리 바위에 핀 복수초였다.
연못이 아닌 바위에 핀 꽃이라 임금님은 은혜의 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신하들에게 조심스럽게 꽃을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신하들이 누가 이 연꽃을 키우고 있는가를 알아보자 며 지켜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산 밑에 있는 연못 속에서 용 한마리가 나타나 꽃에 물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를 목격한 다른 신하는 모두 도망가고 용감한 신하 한명만이 꽃을 꺾어 궁에 돌아왔다.
꽃을 먹게 된 공주는 병이 깨끗이 나았고 임금님은 부처님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그곳에 절을 짓고 부처임을 모시게 했다.
그 후로 임금님과 많은 신하들이 이곳에 와 불공을 드리는 한편 이 절 이름을 화암사라 지었다 한다.

잘 늙은 절, 화암사

안도현


절을 두고 잘 늙었다고 함부로 입을 놀려도 혼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 하지만 이 나라의 절치고 사실 잘 늙지 않은 절이 없으니 무슨 수로 절을 형용하겠는가,

심지어 잘 늙지 않으면 절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심사도 무의식 한쪽에 풍경처럼 매달려 있는 까닭에 어쩔 수가 없다.

잘 늙었다는 것은 비바람 속에 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꼿꼿하다는 뜻이며,
그 스스로 역사 이거나 문화의 일부로서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 가고 있다는 뜻이다.

화암사가 그러하다.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
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십여 년 전쯤에 우연히 누군가 내게 귓속말로 알려주었다.
화암사에 한번 가보라고, 숨어있는 절이라고,
가보면 틀림없이 반하게 될 것이라고




복수초(福壽草)는 복()과 장수(長壽), 또는 부유와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다. 이른 봄 산지에서 눈과 얼음 사이를 뚫고 꽃이 핀다고 하여 얼음새꽃’ ‘눈새기꽃이라고 부르며, 중부지방에서는 복풀이라고도 부른다. 새해 들어 가장 먼저 꽃이 핀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란 별호를 가지고 있는 복수초의 이른 개화 시기는 공교롭게도 음력 설 무렵과 일치하기도 한다.

"잘 늙은 절 화암사 가는 길"에 만난 복수초

언제 비가 내렸는지 폭포에 물이 많네요.

가는 계단 길위에 "잘 늙은 절 화암사" 안도현시를 걸어 두었다. 어쩜 이렇게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잘 늙은 절 화암사"
 

극락전은 죽은 이를 극락세계로 인도하여 그의 영혼을 구제하는 아미타불을 모시는 곳이다. 완주 화암사 극락전은 조선 세종 7년142에서 세종 22년140 사이에 고쳐 짓고,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 때 불에 타 선조 38년1605에 다시 지었다. 그 후에도 여러 차례 고쳐 짓기를 반복했으며, 2004년에도 해체 보수 작업을 진행하였다.

화암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하앙식 구조로된 건물이다
. 하앙은 지붕의 하중을 분산하고자 기둥과 지붕 사이에 끼운 긴 서까래를 처마와 나란히 경사지게 놓고 일반지붕의 구조보다 처마를 훨씬 길게 늘여 뺀 건축 방식을 말한다. 이 구조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것으로 목조 건축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어 있다.(이하생략)



花巖寺, 내사랑

안도현


人間世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나오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 가는 불명산 능선 한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복수초와 ”잘 늙은 절 화암사“를 둘러보고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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