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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발자취/2025년

잘 늙은 절 화암사

by 에코j 2025. 2. 28.

1. 언제 : 2025.2.28
2. 어디 : 화암사
3. 참석 : 임노욱, 망가
4. 후기
매년 이때쯤 복수초, 변산바람꽃을 보러 변산에 가는데 작년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금년에는 꽃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고 곰소에 정순이가 내일 아지트에 온다고 해서 꽃 산행은 다음에 하기로 한다. 복수초가 SNS에 올라온다. 그래서 잘 늙은 절 화암사 가는 길에 복수초가 보고 싶어 시니어 근무를 마치고 복수초를 보러 출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화엄사 가는 길로 들어선다.

화암사에 대한 설명이다.
 

복수초가 보이기 시작한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 복수초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한자로는 복 복() 자에 목숨 수() 자를 쓰는데, 많은 사람들이 원수에게 복수(復讐)한다고 할 때의 그 '복수'로 알곤 한다.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도 부르고,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1],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눈색이 꽃, 얼음새꽃이라도 부른다. 강원도 횡성에서는 눈꽃송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특이하게 꽃말이 동서양이 다르다. 동양에서는 '영원한 행복', 서양에서는 '슬픈 추억'이라고 한다.(나무위키)

 

잘 늙은 절, 화암사 
                                          안도현
절을 두고 잘 늙었다고 함부로 입을 놀려도 혼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나라의 절치고 사실 잘 늙지 않은 절이 없으니 무슨 수로 절을 형용하겠는가,
심지어 잘 늙지 않으면 절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심사도 무의식 한쪽에 풍경처럼 매달려 있는 까닭에 어쩔 수가 없다.

잘 늙었다는 것은 비바람 속에 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꼿꼿하다는 뜻이며,
그 스스로 역사 이거나 문화의 일부로서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 가고 있다는 뜻이다.

화암사가 그러하다.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
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십여 년 전쯤에 우연히 누군가 내게 귓속말로 알려주었다.
화암사에 한번 가보라고, 숨어있는 절이라고,
가보면 틀림없이 반하게 될 것이라고 “

花巖寺, 내 사랑

안도현

人間世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나오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 가는 불명산 능선 한 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화암사 우화루
                           보물 제662호

이 건물은 극락전의 정문과 같은 성격의 누문형식인데 정면만을 누문형식으로 하고 후면은 단층 건물로 한 반루각식으로 되어 있다. 현재의 건물은 조선 광해군 3년(1611)에 세워진 것으로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수리 되었으나 크게 변형되지는 않은 것 같다. 정면 지층의 기둥은 4칸이나 2층에서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되어 있다. 공포는 안과 밖이 모두 3출목형식의 다포집 양식이며, 공포부재의 조각 솜씨 등으로 보아 조선초기 양식이 가미된 느낌이 든다. 내부는 남쪽 중앙에 고주 2개를 세워 대들보를 그 위에 없고 한쪽으로 이어진 퇴량은 평주 위 공포에 없게 하였다. 천정은 연등천정이며 대들보와 고주 위에서는 화반형식의 포작을 짜서 동자기둥의 기능을 하도록 하였다.

우화루에 있는 어탁

 

옛날에 만들어진 목탁

 

우화루 내부 모습

 

화암사 극락전
                                      국보316호

완주 화암사 극락전은 고려 충렬왕 23년 1297에서 충렬왕 복위 9년 1307 사이에 새롭게 지어졌다. 극락전은 죽은 이를 극락세계로 인도하여 그의 영혼을 구제하는 아미타불을 모시는 곳이다. 완주 화암사 극락전은 조선 세종 7년 1425에서 세종 22년 1440 사이에 고쳐 짓고, 선조 30년 1597 정유재란 때 불에 타 선조 38년 1605에 다시 지었다. 그 후에도 여러 차례 고쳐 짓기를 반복했으며, 2004년에도 해체.보수 작업을 진행하였다. 
화암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하앙식 구조로 된 건물이다. 하앙은 지붕의 하중을 분산하고자 기둥과 지붕 사이에 끼운 긴 서까래를 처마와 나란히 경사지게 놓고 일반 지붕의 구조보다 처마를 훨씬 길게 늘여 뺀 건축 방식을 말한다. 이 구조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것으로 목조 건축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건물의 편액은 각각의 글자를 나누어 걸었는데, 하앙의 기본 뼈대를 이루는 목재로 인해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설도 있고, 편액 위에 그려진 불화를 살리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전각 안에는 불단을 화려하게 만들어 부처의 상을 모셨다. 불단 위에는 지붕 모형의 닫집*이 있고, 나한도와 화조도 등의 벽화와 단청이 화사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아미타 삼존 불상을 중심으로 아미타후불도, 신중도, 현왕도 등이 그려져 있으며 화암사 동종**이 놓여 있다. 
편액: 종이, 비단, 널반지 따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방 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
닫집 : 궁전 안의 옥좌 위나 법당의 불좌 위에 만들어 다는 집 모형
화암사 동종: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40호 (설명판)
 

 

이렇게 화엄사를 둘러보고 내려선다.

 

입구에 있는 완주 불명산 봉수에 대한 설명판

 

화암사에 얽힌 설화

옛날 임금님의 딸 연화공주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세상 다 좋다는 약도 공주의 병에는 모두 허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불심이 깊은 임금님의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이미 너의 갸륵한 불심에 감동했노라”고 말하며, 왕의 앞에 조그마한 꽃잎 하나를 던져 주고 사라졌다.
잠에서 깨어난 임금님은 그 길로 부처님이 알러 준 꽃을 찾기 위해 사방에 수소문했고 마침내 찾아내게 되었는데 그 꽃은 불명산 깊은 산봉우리 바위에 핀 복수초였다.
연못이 아닌 바위에 핀 꽃이라 임금님은 은혜의 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신하들에게 조심스럽게 꽃을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신하들이 누가 이 연꽃을 키우고 있는가를 알아보자며 지켜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산 밑에 있는 연못 속에서 용 한 마리가 나타나 꽃에 물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를 목격한 다른 신하는 모두 도망가고 용감한 신하 한 명만이 꽃을 꺾어 궁에 돌아왔다.
꽃을 먹게 된 공주는 병이 깨끗이 나았고 임금님은 부처님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그곳에 절을 짓고 부처임을 모시게 했다.
그 후로 임금님과 많은 신하들이 이곳에 와 불공을 드리는 한편 이 절 이름을 화암사라 지었다 한다.

이렇게 간단하게 잘 늙은 절 화엄사 가는 길에 복수초도 보고 아름다운 절도 보고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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