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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

중국 공가산 나마봉 산행 ③

by 에코j 2012. 8. 15.

⊙ 3일(2012. 7. 30.) 

신두차오[S215]→ 사덕향(沙德乡 Shadexiang) → 육파향(六巴乡 Liubaxiang) → 上木居村(상무주·3,700m)[빵차]→ 자매아구[(子梅垭口) - 등평선(登平線)·4,550m] → 샹쓰메이촌(上子梅村) ← [도보] → 공가사(贡嘎寺)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잠자리가 바뀌면 늘 겪게되는 현상이다.

침대 위에서 뒤척거려 보지만 더 이상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답답함을 풀어보기 위해 숙소 밖으로 나왔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신두차오에서의 숙소. 2인 1실의 침대방으로 시설은 우리나라의 여인숙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열악하다. 특히 화장실의 구조는 전혀 맘에 들지 않는다.

 

 

숙소 앞 주차장을 가로 질러 도로로 나왔다.

어둠이 걷히고는 있지만 여전히 옅은 운무가 낮게 드리워져 있다.

해발고도가 3천미터가 넘는 높은 지역이서인지 기온은 몸을 움츠러들게 할만큼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도로를 따라 두 필의 말이 숙소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까이 다가온 말 위의 소년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장족의 고유 언어로 말을 걸어온다.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어 손사래를 치며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니 이내 돌아선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으니 이른 아침 말을 타고 공가산 설경과 일출을 촬영하러 가자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란다.

 

말을 타고 공가산의 일출을 찍으러 가자고 숙소로 다가서고 있는 장족 소년들

 

 

짐을 꾸려 숙소 로비에 옮겨놓고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식사는 쌀죽과 빵, 삶은 달걀 등이 전부다.

그나마 먹을만한 달걀도 1인당 하나씩 뿐이어서 더 이상 먹고 싶어도 참아야 했다.

 

단촐한(?) 아침식사. 이걸 먹고 어떻게 힘을 쓰나? 

 

 

신두차오는 장족 영화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란다.

캉딩에서 쩌두오산 고개를 넘어오면 만나는 조그만 마을인데 이곳이 티벳으로 가는 관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더 이상은 서쪽으로 가지 못하고 이곳까지만이다.

이번 원정산행의 목적지가 티벳이 아니고 공가산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이 길을 지나 더 서쪽으로 가면 티벳이 나온다는데................

 

藏地旅行攻略圖. 이름이 마치 군사작전을 하는 지도를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도의 왼쪽이 티벳쪽이고 오른쪽이 사천성 방향이다. 맨 오른쪽 아랫쪽 사진 우위의 네모난 빨간 지점이 성도이고 왼쪽의 파란선과 빨간선이 만나는 지점이 티벳의 라싸이다. 파란선이 '천장북로'이고, 빨간선이 '천장남로'다.

 

■ 천장공로(川藏公路 Sichuan-tibet highway ).

중국의 318번(상하이에서 티베트의 장무까지 5,400㎞) 공로 중 일부인 천장공로의 총 길이는 약 2,346㎞다.

천장공로(川藏公路)는 1954년에 개통했으며, 이것은 성도(成都)에서부터 강정(康定, 캉띵)을 거쳐 신도교(新都橋, 신뚜챠오)에서 북로(北路)를 타고, 다시 감자(甘孜, 깐쯔)를 거쳐 참도(昌都, 창뚜)까지 닿은 후, 계속해서 낙추(那曲, 나취), 라싸(拉薩)로 들어선다. 이 길은 현재 일반적으로 천장 북로(川藏 北路)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참도(昌都, 창뚜)에서 낙추(那曲, 나취)까지는 도로 상황 및 교통 상황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량은 참도(昌都, 창뚜)에서 방달(邦達, 빵다), 닝트리(林芝, 린즈)를 지나는 2,099㎞의 천장 남로(川藏 南路)를 이용해서 라싸(拉薩)로 간다.

 


이른 아침 도로를 따라 목초지로 가고 있는 야크들. 뒤에서 차가 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길을 가고 있다.


이른 아침 자전거를 타고 트레킹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 성도에서 출발하여 라싸까지 간단다. 여름 방학기간에 한 달 정도의 기간을 예정으로 자전거만 타고 이동한다고 하는데 그 용기가 대단한 젊은이들이다. 

 

 

아침식사를 마친 일행은 어제 타고 온 버스에 짐을 싣고 서둘러 길을 재촉한다.

오늘 일정은 S215(省道 - 우리나라의 지방도에 해당) 도로를 따라 상무주촌까지 가서 그곳에서 빵차로 갈아타고 자매아구를 넘어 쓰메이촌에 도착한다. 그 다음부터는 걸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공가사 산장까지 가는 것이다.

 

신도교를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은 지점의 도로가에 꽤 큰 규모의 군부대 막사가 눈에 띤다. 지난해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 들어서도 티벳 독립을 주장하며 분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마도 이 지역의 정세가 불안하여 이를 대비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방책이 아닐까 추측을 해 본다.

 

신두차오에서 사덕향으로 가는 도로가의 백탑.

 

강 건너 장족마을의 평화로운 모습.

 

 

신도교에서 나와 캉딩(국도 G318)과 사덕향(성도 S215)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우리 일행은 오른쪽 방향으로 향했다.

도로 노면상태가 어제 지나왔던 도로와는 딴판이다.

중앙선과 갓길 표시 라인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노면도 표면이 고르지 못해 버스가 심하게 널뛰기를 하고 있다.

도로 등급의 차이일까? 아니면 관심의 차이일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주변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듯 눈은 호강을 하고 있는데,

요철길을 널뛰듯 요동치며 달리는 차안에서 시달리는 나그네의 엉덩이에는 금방이라도 불이 붙을 것만 같다.

 

사덕향으로 가는 길은 우리나라의 지방도에 해당하는 省道이지만 도로사정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많은 비가 왔었는지 도로의 곳곳이 파손되어 웅덩이가 생겨있고 포장도로가 곳곳이 깨져 있는 등 도로상태가 엉망이다.

이를 보수하는 도로공사를 위해 군데군데가 막혀있고 많은 구간에서는 길이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좁아지는 등 어수선한 상태였다.

 

沙德乡(Shadexiang) 문명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마을(?)이라고 했다.

 

 

신두차오를 출발한지 2시간 반이 지날 무렵 일행을 실은 버스는 꽤 규모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버스는 주유소 안으로 들어섰고 우리 일행은 차에서 내렸다.

차에 기름을 넣는 동안 잠시 시내구경을 하고 가기로 했다.

일행은 각자 흩어져 좁은 시가지의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시가지 곳곳에는 송이버섯 등 여러 종류의 버섯을 말리고 있었다.

 

 

도로변 가게 앞 인도에서 귀하고 비싼 송이버섯을 쉽게 구경할 수 있었다.

가격도 우리나라에 비해 무척 싸다.

500g에 말린 것은 400위안(×200원 = 80,000원), 말리지 않은 것은 40위안(×20원 = 8,000원)이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송이버섯에 비해서 향이 많이 떨어진다.

 

시가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도로 한켠에서는 노상에서 돼지고기를 팔고 있었다.

나는 점심과 저녁 식사 때 일행들과 구워먹기 위해서 47원을 지불하고 2㎏의 돼지고기를 구입했다.

 

찻길 뒷쪽의 모습.

 

도로변에서 돼지고기를 팔고 있다.

 


문고리(?)를 세공하고 있는 상인


도로가에서 말린 송이버섯을 구경하면서 가격흥정을 하고 있는 일행들.

 

장족 남자(?). [발자국]님이 장족들이 물건을 담아 운반하는 바구니를 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로를 마음대로 활보하고 있는 돼지들. 장족마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돼지 뿐만아니라 개나 소, 야크들이 도로를 자유롭게 오간다.

 

 

사덕향에 도착한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문명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도로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쉬지 않고 덜컹거리는 버스. 덩달아 흔들리는 몸.

계곡과 강을 끼고 이어지는 요철이 심한 도로 위를 질주하는 버스는 위험한 곡예를 계속하고 있다.

차창을 스치는 길 옆 마을에는 몇 채의 집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