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제 : 2020.8.29
2. 어디 : 내변산
3. 참석 : 임노욱, 전종신, 이미옥, 박정순, 김혜경, 바람개비
4. 후기
지난 8월 15일 모악산 심원암 능선길을 내려오는데 붉노랑상사화가 벌써 피어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 변산 붉노랑상사화를 멋지게 본 날짜를 확인해 보니 9월 3일이다.
정순이와 통화해서 붉노랑상사화를 보러 가리로 한 날이 오늘이다. 그런데 지난주에 모악산 산행 중 소나기 때문에 다시 심원암으로 내려오는데 상사화가 지고 있다. 그래서 다시 이번 주말에 산행하자고 했더니 아마 다음 주가 최고 절정일 거니 걱정하지 말란다. 청림마을 주차장에서 09:30분에 만나기로 하고 주차장에 15분 먼저 도착하니 벌써 다들 와서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질풀
첫 번째 폭포, 날씨는 덥고 습해서 땀이 엄청나게 나온다.
두 번째 폭포, 이곳에서 첫 번째 쉬기 위해 자리를 잡았는데 정순이가 “뱀이다”를 외친다. 내가 확인해 보니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찾아내는지 모르겠다.
뱀을 몰아내고 담배 한 대 피우는데 뱀 나올지 모르니 뒤를 조심하란다. 그러더니 또 소리를 지른다. 얼른 나와요. 뒤에 뱀이 있단다. 찾아보니 나무뿌리 사이에 꽈리를 틀고 있어서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뱀을 쫓아버리고 쉬고 있는데 후미로 따라오는 종신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리니 무지하게 힘들게 올라오더니 “난 틀렸어야 한다.”. 오늘 컨디션이 완전하게 꽝 같이 보인다. 너무 힘들어 산행을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은가 보다.
세 번째 폭포, 후미를 기다렸다 가자는데 10분만 올라가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나오니 그곳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먼저 오른다.
붉노랑상사화 군락지, 일주일 정도 늦었고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꽃대가 넘어져 버려 작년과 같은 싱그러움이 부족하다. 그래서 다들 실망, 처음으로 보는 바람개비만 신이 났다.
매년 우리가 점심을 먹던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 보니 암자 터다. 너무 올라온 것 같아 다시 내려가 확인해 보지만 점심 먹는 자리가 없다.
폭우로 지형이 변해 버려 장소가 없어진 거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잡았는데 이제는 모기가 어찌 많은지 잠시 앉아 있을 수 없게 한다. 종신이가 힘들게 올라오고 점심 먹던 자리에 사람이 없어서 능선으로 올라가 버렸나 생가하고 내려가려다 올라오는 중이란다.
모기와 사투를 벌이며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내려서는데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작년 샘물님의 아픈 추억이 생각나 길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 내려왔는데 너무 내려가 버려 뒤돌아 와 길을 찾아서 나와보니 미옥이 행방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전화를 걸어 보지만, 통화 불가능 지역이다. 다시 계곡으로 가서 에코를 넣어 보지만 대답이 없어서 일단 전화가 터지는 능선으로 올라가서 전화해보기로 하고 먼저 간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보니 벌써 마을에 도착했단다. 참 이런 일도 있다.
이렇게 아쉬운 산행을 마치고 정순이가 곰소에 가서 전어라도 먹고 가라는데 난 전주에 들러 망가님 안경을 가져다주어야 하는 이유로 바로 전주로.
전주로 오는 길에 어찌나 많은 소낙비가 내리는지 무서울 정도다. 망가님 집에 도착해서 전화로 비밀번호를 물어보니 오늘 현장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나가지 말라고 해, 안경을 가져오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단다.
이런 되는 일이 하나 없는 하루다. 내년에는 붉노랑상사화를 보러 일주일 빠르게 산행 날짜를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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